


| 제목 | 금속공예디자인학과 정호연 교수, 개인전 《삼세영_세 개의 세상이 만나는 첫 번째 세상》 개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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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홍보실 | 조회수 | 215 | 날짜 | 2025-12-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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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학 금속공예디자인학과 정호연 교수가 12월 9일(화)부터 12월 26일(금)까지 삼세영 갤러리에서 개인전 《삼세영_세 개의 세상이 만나는 첫 번째 세상》을 개최한다.
- 장소: 삼세영 갤러리(44-2 종로구 평창동 44길)
작가의 작업은 주관적 경험을 독립된 조형 단위(unit)로 환원하는 데서 출발한다. 일상의 경험에서 추출된 이미지를 색과 구조를 지닌 단위체로 번역한 이 오브제들은 즉흥적이고 강한 조형성을 보여준다. 다채로운 색은 조화와 대비를 이루며 어우러지고, 부드러운 곡선으로 형성된 형태는 균형과 긴장이 공존하는 리듬을 만들어낸다. 메쉬와 폴리에스터로 제작된 단위체는 공기 속에 부유하는 듯한 가벼운 질감을 지니며, 금속 구조를 더해 브로치로 기능한다. 이는 조형 단위가 표현 대상으로 머물지 않고 착용 가능한 장신구라는 사용성까지 획득함으로써, 그 자체의 개별성과 완결성을 강조하는 방식이다.
작가는 이러한 조형 단위들을 연결해 규모 있는 설치로 확장함으로써 새로운 방식의 작업을 실험한다. 공간을 가득 채운 설치 속 단위들은 얇고 긴 촉수를 가진 형태로, 단일 색조 중심의 톤온톤(tone-on-tone) 구성을 보여준다. 색과 형태의 다양한 조합을 선보이는 브로치 유닛과 달리, 설치 유닛은 제한된 색과 형을 통해 파편적인 기억의 순간들이 하나의 연속적 시간으로 재편되는 과정을 드러낸다. 손에 쥘 수 있는 크기의 단위들을 구조적으로 이어붙여 공간을 채우는 방식은 기억을 단순한 시간 순 나열이 아니라, 분절된 감각의 조각들을 하나의 흐름으로 조직하는 과정이다. 작가에게 기억은 개별적 사건의 집합을 넘어 감각과 의미를 수반하며 재구성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에서 두 개의 방을 채운 설치작업은 특히 작가가 탐구한 시간의 특성을 구체적으로 드러낸다. 첫 번째 방은 갈색을 주조로 한 얇고 긴 단위체가 구성되며 마른 가지나 겨울 나무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반면 두 번째 방은 녹색을 주조로 한 부피감 있는 둥근·타원형 단위체가 모여 이파리, 혹은 여름의 생장성을 연상시킨다. 갈색의 방이 어두움, 수축, 응축 등 겨울의 시간을 표현한다면, 녹색의 방은 밝음, 팽창, 성장, 확장 등 여름의 시간을 시각화한다. 이러한 공간 구성은 미래의 시간이 곧 과거가 되고, 과거의 시간이 다시 반복될 수 있다는 작가의 인식에서 비롯한다. 시간의 흐름을 단선적 진행이 아니라 반복과 변형을 포함한 순환으로 바라보는 태도가 공간 구성에 반영된 것이다.
* 오가영 /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 책임 큐레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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