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학기술대학교 공과대학 건설시스템공학과에 4월 1일자로 임용된 서형준 교수는 고려대학교 토목환경공학과 토목환경공학전공에서 학사, 사회환경공학과 지반공학전공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전문 분야는 지반공학이다. 2020년부터 4년간 영국 리버풀 대학교(Liverpool University)에서 조교수로 근무한 경력이 있다.

Q. 우선 임용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간단한 본인 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건설시스템공학과에 2024년 1학기에 부임하게 된 서형준입니다.
저는 고려대학교에서 학부와 박사를 졸업한 후에 영국에 있는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3년 동안 있었습니다. 그 후 중국의 시안교통리버풀 대학교에서 조교수로 4년, 다시 영국으로 돌아가 리버풀 대학에서 조교수로 4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약 11년의 시간을 해외에서 보내면서 어려운 점도 많이 있었지만, 지금 제가 연구하는 SMART 모니터링 분야에서 많은 네트워크와 기술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서울과기대에 임용되어, 작지만 제가 해외에서 쌓아온 역량을 이곳에 있는 연구원분들과 학생분들과 함께 나누고, 저도 이분들과 다른 교수님들로부터 배움을 얻고자 합니다.
Q. 건설시스템공학과 교수로 부임하신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학과에 계신 훌륭하신 교수님들과 함께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부족한 부분이 많이 있지만 지금까지 학과가 쌓아온 명성에 누가 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아직 수업을 시작하지 않았지만 한국에서 학생들을 만나고 함께 생활할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뜁니다. 4년간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고, 학생들이 졸업한 후에도 학생들의 특성에 맞는 분야를 찾아갈 수 있도록 돕는 선생님이 되고 싶습니다.
Q. 교수님께서 전공하신 지반공학은 어떤 학문인가요??
저는 지반공학에 SMART 모니터링을 적용하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의학 분야에 사람을 치료하는 의사가 있다면, 저는 제가 건설 분야의 의사라고 생각합니다. 터널, 교량, 빌딩, 흙막이벽, 말뚝, 사면 등과 같은 구조물이 사람이라면 저는 이 구조물의 아픈 곳을 찾아내는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의사가 CT, MRI, 내시경 같은 장비를 사용한다면, 저는 인공위성, 드론, 레이저 스캐너, 광섬유 센서, 무선 센서와 같은 장비를 사용합니다.
최근에는 이런 센싱데이터를 자동으로 분석하는 머신러닝/딮러닝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최대한 빨리, 장기적으로 구조물(환자)의 손상을 파악하고 미리 예측해서, 혹시나 발생할지 모를 대형참사를 미연에 예방하는 것이 이 분야의 의사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교수님 수업에서 배울 수 있는 내용과, 자신있는 분야 등에 대해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저는 지반공학에서 토질역학을 수업하게 됩니다.
토질역학은 땅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거동을 수학적으로 풀어놓은 학문입니다. 따라서, 많은 증명식과 수식을 적용하는 방법을 배우게 됩니다. 이러한 수식을 단순히 적용하게 된다면 지반에서 일어나는 현상과 잘 접목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저는 수업에서 현장에서 발생하는 실제 상황과 역학에서 배우는 수식 간의 간격을 최대한 줄이고자 노력합니다. 예를 들어, 산사태 현장의 영상, 사진, 견학과 같은 것을 통해 현장을 최대한 이해한 후, 산사태가 발생하는 원인을 학생들이 분석하고, 그 분석한 원인과 기존의 이론식을 비교하게 됩니다. 이론식의 한 문자, 한 문자는 그 원인들을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제 수업을 통해서 학생들이 현상의 원인을 찾아가는데 지속적으로 질문을 던지기를 원하고, 이 질문들을 통해서 저도 계속 배워가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Q. 학술대회 경력이 화려하신데, 논문을 쓸 때나 학술대회에 참가할 때 참고하기 좋은 교수님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알려주실 수 있나요?
최근에 많은 논문을 쓰시는 교수님들에 비하면 저는 비할 바가 되지 못합니다. 노하우라고 하기도 그렇지만, 저는 논문을 쓸 때 프리젠테이션을 하듯이 논문을 작성합니다. 먼저 머릿속에 전체 흐름을 정했다면 그림들을 먼저 만듭니다. 그리고 완성된 그림을 따라 머릿속에 정리된 내용들을 하나씩 작성합니다. 이 경우 독자들이 그림을 따라 원문을 읽어가기 때문에 독자들이 쉽게 논문을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른 연구자분들은 어떠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서론을 쓰는 것이 가장 신경이 쓰여서 서론은 논문의 가장 마지막에 쓰곤 합니다.
Q. 앞으로 서울과기대에서 진행하고 싶은 연구주제가 있으시다면?
앞서 말씀드린대로 제가 하는 연구는 건설분야의 의사가 하는 역할입니다.
저는 최근에 극지 연구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남극의 빙하가 녹거나 파괴되는 원인을 규명하고 파괴 양상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연구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이 연구를 위해서 영국의 남극연구소, 터키의 남극연구소, 그리고 한국극지연구원과 함께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인공위성 데이터를 위해 NASA의 NEX 연구소와 함께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서울과기대에 임용된 후에 학과 교수님들과 대화하면서 이와 비슷한 분야에 학과 교수님들이 연구를 진행하고 계신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연구를 통해서 학과 교수님들께 조언도 구하고 가능하다면 협업도 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Q. 본인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교육자는 어떤 모습일까요?
학생들에게 옳은 것을 명확히 알리고 올바른 지식을 전하고 학생들을 위로하는 것이 제 개인적인 교육관입니다. 처음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게 되었을 때 비슷한 질문을 제가 제 자신에게 던졌었습니다. 초/중/고등학교 선생님들은 선생님들이 되기 위해서 많은 교육을 받고 실습도 하는데, 나는 아무런 자격증, 연수, 실습도 없이 학생들을 가르칠 자격이 될까? 그래서 가르치는 자리가 많이 떨리기도 하고 두렵기도 했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가르치는 일을 할 때 제 머릿속에 이 세가지를 제 비전으로 새겼었습니다. 학생들에게 옳은 것을 알리는 사람이 되고, 올바른 지식을 전하는 사람이 되고,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고 위로하는 사람이 되자고 다짐했었습니다. 최대한 노력하려 하지만 잘 지켜지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서울과기대에서 이 세가지를 가슴에 새기고 학생들을 대하는 선생님이 되고 싶습니다.
Q. 이전에 근무하셨던 리버풀 대학과 서울과기대의 차이가 있다고 느끼신 것이 있다면 듣고 싶습니다. 우리대학도 이렇게 바뀌면 더 좋겠다고 생각하신 것이 있다면??
리버풀대학은 산업혁명 시기에 개교한 Red brick 대학 중 하나로 많은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그곳에서 일하는 동안 좋은 점도 많이 있었지만 대학이 정체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었습니다. 하지만, 서울과기대는 최근 10년동안 가장 많은 성장을 이룬 대학 중 하나이고 앞으로도 많은 성장을 할 수 있는 잠재력이 큰 대학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대학의 교원이지만 교원의 성장이 대학의 성장과 함께 한다면 교원의 입장에서 그것만큼 뿌듯한 일도 없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국제적으로도 서울과기대가 많은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저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소견이지만 리버풀 대학을 포함한 여러 영국 대학의 교육과 연구 추세는 학제간 교류였던 것 같습니다. 영국에도 JBM(Joint Board of Moderators)이라는 인증을 통해서 학과의 교육과 연구를 평가하는데, 전통적인 학문을 기반으로 학제 간의 연구와 교육을 하는 것을 장려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리버풀 대학에 있을 때에도 토목공학, 컴퓨터공학, 전기전자 분야가 합쳐진 Digital Modelling이라는 학제간 교과목을 새로 개설했었습니다. 산업의 발달로 인해서 업계에서는 다양한 분야를 유연하게 접목할 수 있는 인재를 요구하는 것이 그 이유인 것 같습니다. 급격히 변화하는 산업에 대학도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는 것을 많이 느꼈던 것 같습니다.

Q. 앞으로 학과 수업을 통해 만나게 될 학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수업에서 그리고 캠퍼스에서 학생들과 만날 것을 생각하면 두근거림이 있어요. 수업에서는 머리로 소통하고 생활에서는 가슴으로 소통하기를 바래요.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점도 많고 학생들을 통해서 제가 대려 배워야 할 점도 많이 있을 것 같아요. 서로 도와가며 나중에 시간이 지나서도 좋은 학생, 좋은 선생으로 기억되는 시간들을 함께 보내기를 바래요.